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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MB'씨의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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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서울 여의도에서는 '촛불아! 모여라 PD수첩 지키자!' 촛불 집회가 열렸다. 민주노총과 전국언론노조 주관으로 열린 이날 촛불 집회에는 2000여 명(주최측 추산)의 시민이 참석해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를 비판하는 촛불을 들었다.
 
  시민들은 여의도 MBC 본사 남문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와 방송장악 저지를 위한 촛불 문화제'를 연 후 한나라당 당사 앞과 KBS 본사 앞으로 행진해 "한나라당 해체하라", "정치검찰 해고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조중동은 이름을 바꿔라"
 
  전국언론노조 박성제 MBC본부 위원장은 촛불문화제에서 "언론자유를 외치고 시청자와 국민을 위해 방송하고자 하는 MBC 노동자들의 열기는 뜨겁다"며 "MBC조합원들은 앞으로도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비판의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정론직필을 해나갈 것이다. 민주시민들이 든 촛불이 횃불이 되어 MBC, KBS와 양심있는 언론사들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은 "오늘 조중동이 회사 이름을 바꿔야한다는 문자를 받았는데 '조선일보는 조작일보로, 중앙일보는 중풍일보로, 그리고 동아일보는 똥통일보로 바꿔야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해 시민들의 웃음을 끌어냈다. 이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PD수첩과 MBC, 공영방송 KBS를 지키고 우리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고 꿈꿀 수 있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인 김미화씨도 발언대에 올랐다. 김미화 씨는 "MBC에서 몇 년 째 방송을 하고 있지만 MBC를 믿는다"면서"제가 좋아하는 이외수 선생이 '썩는 것에는 부패되는 것과 숙성되는 것 두 가지가 있다'고 했는데 여러분이 이 외침을 통해 숙성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공회대 김민웅 교수도 "MBC는 'MB'씨의 것이 돼선 안된다"면서 "<PD수첩>의 PD는 바로 'Power of Democracy', 즉 민주주의의 힘이다. 촛불 하나를 끌 수 있을지 몰라도 하나된 촛불은 그 누구도 끌 수 없다. MBC는 우리 모두의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 '촛불아! 모여라 PD수첩 지키자!' 촛불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 ⓒ연합뉴스

  시민들도 자유발언에 동참했다. 한 50대 남성은 "KBS, MBC 등 공영방송이 장악되면 광우병 소를 반대하는 어린아이까지 '빨갱이'로 둔갑될 가능성이 높다"며 "검찰까지 동원해 언론을 장악하려 드는 이명박 정부에 맞서 결사항전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주부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내가 활동하는 주부카페에서 한 회원이 '우리 집에 쥐가 한 마리 있는데 이걸 어떻게 처치할까요'라는 농담을 올렸고 회원들은 '야쿠자도 있고 유럽용병도 있다'는 식으로 역시 농담 댓글을 달았다"며 "그런데 <조선일보>가 이를 보고 대통령 암살카페가 있다고 보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기자에게 따졌더니 '농담인지 진담인지는 독자가 판단할 문제'라고 한다. 이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촛불문화제에서는 손정은 아나운서가 "PD수첩에 대한 표적수사를 중단하라"는 손팻말과 촛불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 8일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과 성공회대 김민웅 교수의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 "PD수첩 탄압중지" ⓒ연합뉴스

  시민들은 촛불문화제를 마치고 오후 10시께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경찰은 전경버스 3대로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했으며 시민들은 "한나라당 해체하라", "조중동은 물러가라, 조중동은 폐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민들은 다시 KBS 본사 앞 민주광장으로 이동해 2차 촛불문화제를 열고 오후 11시 30분께 촛불집회를 마무리했다.
 
  "정권의 앵무새가 되길 거부한다"
 
  이에 앞서 언론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검찰청 앞에서 '<PD수첩> 표적수사 정치검찰 규탄대회'를 열고 "검찰은 정권 경호용 <PD수첩> 표적수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MBC 노조는 이날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앞에서 전국 각지에서 모인 500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공영방송저지를 위한 MBC 조합원 긴급총회'를 열고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기도를 규탄했다.
 
  MBC 노조는 이날 발표한 결의문에서 "이명박 정권은 모든 언론을 정부의 말만 곧이곧대로 따라하는 앵무새로 만들려 한다"며 "우리는 정권에 길들여진 앵무새의 혀가 되기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검찰은 <PD수첩>에 대한 수시를 즉각 중단하라 △YTN, 한국방송광고공사, 한국디지털위성방송, 아리랑TV에 임명한 낙하산 인사를 즉각 철회하라 △공영방송 장악 음모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채은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