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탈북 여성의 외로운 절규
노컷뉴스 | 기사입력 2008.08.22 04:07 |
[워싱턴=CBS 박종률 특파원]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오늘 처음으로 한복을 입고 나왔어요...'
중국 당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며 미국 워싱턴DC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의식을 잃고 병원에 실려갔던 탈북 여성 조진혜(21)씨가 20일부터 농성을 다시 시작했다.
CBS가 중국대사관 앞을 찾은 21일(현지시간) 조씨는 8월의 뙤약볕 아래서 연신 땀을 닦아내리며 피켓시위를 계속하고 있었다.
조씨는 '저는 잘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탈북자들은 죽지 않기 위해 견디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탈북자들의 고통에 관심을 가져 주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조씨는 특히 오는 25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가족들과 생이별한 탈북자들이 감옥에서 죽어가고 있다'면서 '같은 인간으로서 그 분이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조금의 노력이라도 기울여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호소했다.
지난 2001년 북한을 탈출했지만 곧바로 중국 공안에 체포돼 강제북송을 당했던 조씨는 이후에도 세 차례나 더 탈북과 북송의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올해 3월 탈북자 지원단체의 도움으로 미국에 정착할 수 있었다.
미국 시애틀로 망명한 조씨는 지난달 24일에는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가운데 처음으로 부시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북한 주민과 중국내 탈북자들의 실상을 증언하기도 했다.
그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베이징 올림픽 기간동안 탈북자들을 강제북송하고 있는 중국의 반인권적 조치를 폭로하기 위해 지난 2일부터 워싱턴DC의 중국대사관앞에서 홀로 단식농성을 벌여오다 지난 16일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한편 조씨의 농성소식을 듣고 지난 주 한국에서 건너 온 탈북자 구호단체 헬핑 핸즈 코리아(Helping Hands Korea)의 팀 피터스 대표는 병원에 실려간 조씨를 대신해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피터스 대표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탈북자들을 살리기 위해 생명을 건 조씨의 의지에 감동을 받았다'면서 '다시 건강을 되찾게 돼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터스 대표는 '아직도 많은 한국 사람들이 탈북자들의 실상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아 실망스럽다'면서 '한국사회는 물론 미국내 한인단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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