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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가되는초대

<식코(SICKO)>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남의 일이 아니라 이제 한국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식코(SICKO)>입니다.

 

 

* 이명박 정부는 의료 산업화 정책의 일환으로 건강보험 당연 지정제 폐지 (의료보험 민영화)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한다면 현실이 될 이 심각한 문제에 대하여 쉽게 설명 해 놓은 글을 보시려면 아래를 클릭 하세요.

http://blog.naver.com/seolha1/4932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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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봐요! '식코' 


최근 미국 의료 시스템의 실상을 고발하는 마이클 무어 감독다큐멘터리 <식코(SICKO)>가

개봉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영화에서 묘사하는 미국 의료 시스템은 한국과 무관하지 않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 산업화 정책이 바로 이 미국 의료 시스템을 본보기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프레시안>은 보건의료단체연합과 공동으로 <식코>를 직접 본 국내 보건의료인의 감상을 몇 차례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이것이 미국의 '진짜' 모습이다"

[함께 봐요! '식코' ①] 치과의사 김형성 씨

 스윙댄스를 추는 동호회에서 한 줄의 글을 읽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신들이 증오하는 그들보다 더 재미있고 더 유쾌하게 살면 되는 것이다."
 
  그래, 유쾌하게 행복하게 보란 듯이 살아버리는 것. 증오가 행복으로 바뀌는 얼마나 명쾌한 대답인가. 우리 동호회 회원은 대개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고 비정규직이며 가난한 문화예술인이 많다. 하지만 어디든 록큰롤 음악이 있으면 스윙스텝을 밟으며 행복해질 수 있다.
 
  그런데 하루는 한 친구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발가락 골절로 얼마간 춤을 추지 못한다고 하소연을 했다. 어떻게 새끼발가락이 부러졌는지 우스갯소리가 오가는 댓글 사이로 잠시 손가락 절단으로 병원을 찾은 한 미국인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 미국인은 전기톱에 나무를 자르다가 중지와 약지 끝마디가 잘려나간 중산층 남자였다. 보험 보장 범위를 넘어선 그가 약지를 붙이려면 1200만 원, 중지는 6000만 원의 비용이 필요했다. 결국, 그는 약지 하나만 붙이기로 했다. 그의 중지는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민간 의료 보험으로 유지되는 미국의 의료 시스템에서 이런 일은 다반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국 의료 시스템의 문제점을 폭로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식코>. ⓒ프레시안

  국민건강보험을 적용받은 발가락 골절 스윙댄서 친구는 아마 별 탈 없이 치료를 받고 있을 것이다. 미국과 한국의 현실은 그만큼 구체적으로 달랐다.
 
 잠시 국민건강보험 얘기를 해볼까. 우리는 국민건강보험이 감기약이나 싸게 해주는, 하지만 암이나 백혈병 같은 중대질환에 걸렸을 때는 여지없이 수천만 원의 치료비에 허덕이게 하는 무늬만 사회보험이라고 지적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서 몇 해 전 시민·사회단체들이 '암부터 무상의료'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를 위해 싸우기도 했고, 중대질환의 보장성이 넓혀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감기약이나 싸게 준다지만, 그것도 만만하게 생각할 수는 없다. 감기에 걸렸다고 해서 꼭 병원에 가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감기처럼 심한 몸살을 동반하거나 노령이거나 장애가 있는 경우는 감기도 예사로 볼 수는 없다. 만병의 시작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만일 국민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한다면, 지독한 감기에 걸려 병원을 찾았을 때 우리는 큰 낭패를 경험할 수 있다. 실제 '연세대 외국인 클리닉'의 경우, 현재 국민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하는 외국인은 국민건강보험 진료비의 4배를 낸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국민건강보험 환자는 병원과 약국에 각각 본인 부담금 30%를 내면 되는데, 감기의 경우 약 5000원 정도이다. 연세대 외국인 클리닉의 경우, 약 13배(5000원×3.3×4), 즉 7만 원 정도가 소요되게 된다. 몇 번 더 치료하게 되면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치과 진료 못지않은 비용을 들여야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모두 돈 벌기에 혈안이 되어 천박한 자본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다는 우울한 이야기를 전부 믿지는 않는다. '88만 원 세대'에게 짐짓 허세나 부리던 기억도 없지 않지만, 유쾌하게 행복하게 살아가려는 청년들과 놀다보면 행복해지는 일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유쾌한 인생에도 조건이 있는 것이다.
 
  돈이 없어도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권리, 돈이 없어도 배울 수 있는 권리. 이 권리를 스스로 지켜내야 하는 것이 '유쾌 행복'의 조건인 것이다.
 
  의료 산업화 전략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까지, 비록 건강보험 당연 지정제 폐지를 슬그머니 뒤에 숨겨두었지만, 이명박 정부는 곧 민간 의료 보험 전면화와 의료기관 영리법인화를 들고 미국식 의료 제도를 도입하려 할 것이다.
 
  지금, 친구와 손을 잡고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식코>를 보러가자. 그리고 우리의 건강을 팔아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만들려는 한줌의 관료와 자본가를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하자.

 

 




김형성/치과의사


출처 -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6008040111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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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손가락, 직접 꿰매야 한다면?"


[함께 봐요! '식코' ②] 약사 오민우 씨


영화 예매 목록을 보았다. 에스에프, 액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속에서 <식코>를 발견했다. "가장 잘 산다는 나라의 돈 뜯고 또 돈 먹기! 돈 없으면 죽어야 하는 세상을 고발한다!" 미국의 의료 제도에 대한 비판 영화란다. 이걸 내가 꼭 봐야할까?

  내 대답은 "그렇다"이다.
매주 볼 수 있는 비슷비슷한 영화들은 잠시 제쳐두고 이번 주는 꼭 이걸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당신뿐만 아니라 당신의 친구들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가서 꼭 보시라 말씀드리고 싶다. 늦기 전에 적어도 4월 9일 투표하러 가기 전에 꼭 보고 투표하시라 말씀드리고 싶다.
 
  국가의 운영하는 전 국민 의료 보험 체계가 없는 미국에서는 노인이나 일부 극빈자들이 국립병원에서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를 받을 뿐 5000만 명은 의료보험이 전혀 없는 상태로 살아가고 있으며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민간 의료 보험에 가입한 상태이다. 보험이 없는 '백수'인 애덤은 찢어진 자기 무릎을 자기 손으로 꿰맨다. 더는 빚을 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의료 시스템의 문제점을 폭로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식코>. ⓒ프레시안


  전직 잡지편집장이었던 도나와 기계공인 남편 래리 부부는 암과 심장병에 걸려 평생 걸려 모은 집을 팔고서도 그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해 결국 딸의 집 창고에 얹혀살게 된다. 뿐만 아니라 민간 의료 보험 회사에서 갖은 이유로 생명이 관계된 질병의 치료비 지불을 거부하며 결국 수십만 달러의 치료비를 지불하지 못해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보면 어느덧 우리는 미국 국민들을 동정하며 우리나라는 행복한 편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영화에서 나오는 영국과 프랑스의 상황을 보면 우리는 또 오래된 서구 사회에 대한 동경에 사로잡히게 된다. 전 국민 의료 보험 체계에서도 무상의료를 기본 틀로 가지고 있는 국가의 의료 상황은 우리와 또 다르기 때문이다. 돈을 거의 하나도 들이지 않고 치료를 받으며 왜 치료에 있어 돈을 걱정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사람들의 모습에 마이클 무어가 놀림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기분을 똑같이 느끼며 말이다.
 
  우리의 의료제도의 현실은 딱 둘 사이의 중간쯤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공식적으로 발행하는 OECD 보고서에 따르면 공적 의료 보험 체계가 책임지는 실질적 보장 비율이 딱 50%정도 된다고 하니 말이다. 그럼 우리는 아직 희망이 있는 걸까? 중간이니 어느 쪽으로든 바꿀 여지는 남아 있으니까?
 
  이 영화는 어쩌면 암울할 우리의 미래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영화는 닉슨 정부가 의료 자본의 로비를 통해 현재의 미국식 민간 의료 보험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후 그 제도를 유지하고자 민간 의료 보험 회사들이 정치를 어떻게 주무르는지 정치권에 쏟아 부은 엄청난 로비 자금을 보여준다. 그나마 미국 정치가 기부금 제도가 겉으로는 투명하게 유지되고 있어서 그 액수가 일부나마 추산 가능한 것이다.
 
  이미 민간 의료 보험 시장 규모가 10조 원에 육박한 우리나라에서 무상의료 제도가 도입된다면 10조 원의 시장을 잃어버리게 될 장사꾼들은 어떻게 할까? 당신이 직장을 잃어버리게 생겨서 로비를 통해서 직장을 구할 수 있다면 당신은 당신의 연봉에 얼마까지 로비에 쓸 수 있겠는가? 국회의원의 정치 자금이 몇 년에 한번 씩 가뭄에 콩 나듯이 이슈화 되었다가 결국 흐지부지 실종되고 마는 이 나라에서.
 
  민주주의에서 왜 다수를 위한 정책보다 소수 자본을 위한 정책이 통과 되는 것일까? 자본가들에게 돈을 가진 만큼 투표권을 주는 것도 아닌데? 영화에서 어느 똑똑한 프랑스인이 그 답을 제시한다. 정치가가 국민을 대하는 두 가지 태도에 대해서. 국민을 두려워하는 정치가와 국민이 절망하고 싫증이 나서 정치에 눈을 돌리게 하는 정치가.
 
  많은 국민을 두려워하며 만인을 위한 정책을 펴기 보다는 더 많은 자금을 들여 보수 일간지 기자들을 접대하며그럴싸한 텔레비전 광고를 제작하는데 쏟아 부을 돈을 쥐어줄 기업인들의 입맛을 맞추는 것이 더 쉽지 않겠는가? 아니 절대로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1992년에 히트한 노래가 있다. "더 늦기 전에" 라는 환경 콘서트 노래였는데 거기 이런 가사가 있다.

 
  "그 누구가 미래를 약속하는가? 이젠 느껴야 하네. / 그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서 밤하늘을 바라볼 때에 / 하늘 가득 반짝이는 별들을 두 눈 속에 담게 해주오."
 
  첨단 의료 산업의 빛나는 미래를 위해 건강보험 민영화를 이야기 하는 자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겨놓을 때 그 언제가 아이들이 자라기 전에 우리 몸 누일 자리도 없이 잘려진 우리의 손가락을 스스로 꿰매고 싶지 않다면 더 늦기 전에 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처음에 말한 대로 4월 9일 이전에 <식코>를 꼭 보시고 더 늦기 전에 이젠 느껴보시라.


                                                                                                            오민우/약사


출처 -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600804021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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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알고 계실까"
 

[함께 봐요! '식코' ③] 의사 최규진 씨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기
 
  얼마 전 백화점에서 청소를 하시는 어머니가 손목관증후군으로 수술을 받으셨다. 밀걸레질을 오래하시다 생긴 병이다. 어머니는 정규직이 아닌 용역업체 소속이라 그 일자리조차 잃으실까봐 보름의 치료 기간 동안 자비를 들여 다른 노동자에게 일을 맡기셨다.
 
  병원에서 진단을 받으시던 날 어머니의 첫마디는 이랬다. "다행이네. 그래도 보험 들어 놓은 게 있어 수술비는 벌었다." 허나 수술비 때문에 보험회사와 통화를 하던 어머니는 굽어지지도 않던 손으로 들고 계시던 수화기를 집어 던지셨다.
 
  보험에 가입할 때는 '이것도 저것도 다 보험처리가 된다' 하더니, 보험료를 지급해야 할 때가 되니 '이런 저런 이유로 보험지급 사유가 안 된다'는 통보를 한 것이다. 아들인 내가 그렇게 반대를 해도 매월 꼬박꼬박 보험료를 내시던 어머니에게 보험회사의 보험금 지급 불승인은 당장 어머니의 다친 손에 떨어진 도끼와도 같았을 것이다.
 
  도끼들의 천국
  

▲미국 의료 시스템의 문제점을 폭로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식코>. ⓒ프레시안


  의사로서 부모님 건강을 신경 쓰지 못 한 것도 죄송한 일인데, 그런 일까지 겪으시는 걸 보며 며칠 동안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런 와중에 <식코>를 보게 됐는데, 이 영화를 보며 위안 아닌 위안을 받았다. 그나마 어머니가 찍힌 도끼는 조그마한 손도끼였다는….
 
  나보다 훨씬 능숙하게 자신의 무릎을 직접 꿰매는 노동자, 잘린 손가락 두 개 중 하나만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목수, 암에 걸려 파산 신고를 하고 자식의 집에 얹혀살게 된 부부, 골수이식을 하면 살 수 있는데도 남편을 보내야만 했던 아내의 이야기.
 
  진정 미국은 '도끼를 든 민영보험의 천국'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장면들이 영화 내내 이어졌다.
 

 국경을 맞댄 가깝고도 먼 나라
 
  영화에서 자신을 보수주의자라고 밝힌 캐나다 노인은 미국 사람이 듣기에는 너무나 '사회주의적'인 이야기를 한다. "의료라는 것은 개인이 책임질 수가 없는 것이기에 마땅히 세금을 내서 국가가 공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
 
  그리고 그는 전 국민건강보험 체계를 도입한 캐나다의 좌파 정치가 토미 더글러스를 셀린 디옹보다 존경한다고 말한다. 그가 언급한 토미 더글라스는 실제로 2004년 CBC에서 발표한 조사에서 캐나다 인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뽑힌 인물이다.
 
  아마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국의 의료제도를 보며 캐나다의 전 국민건강보험 제도의 고마움을 느꼈을 것이고, 이에 저절로 토미 더글러스에게 경의를 표했으리라.
 
  영화 속에는 국경을 넘어 캐나다인 행세를 하며 진료를 받는 미국인도 나온다. 실제로 밴쿠버통계청이 발표한 2006년 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06년까지 국경 지대에 있는 브리티시콜럼비아 주로 이민을 온 미국인 수는 8000명 이상으로 이란, 홍콩, 파키스탄 등 전통적으로 이민자수가 많던 나라의 수를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병 주면 약이라도 주는 법
 
  오렌지인지 오뤤지인지 영어 교육 몰입을 이야기하는 이명박 정부가 어찌 이런 미국의 의료실상은 모르는지 궁금하다. 실제 의료 산업화론을 주창했던 노무현조차 정권 초기에는 "돈이 없어서 치료받지 못하는 나라는 나라도 아니다" 이런 립서비스라도 했건만 이명박은 "미국 의료가 한국 의료의 모델"이라며 정권 초기부터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를 들고 나왔다.
 
  이명박은 아예 '돈 없어서 병원에 못가는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 라고 얘기하는 꼴이다. 병을 줬으면 약이라도 줘야 하는 법이다. 유전자 조작 식품과 미국산 쇠고기에 덤으로 '어린 쥐'까지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으면, 치료라도 마음 편히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양심은 있어야 한 나라의 대통령감이 아닐까?
 
  어머니는 알고 계실까?
 
  어머니가 그래도 보장률이 60%정도밖에 안되지만 건강보험에 들어 있었기에 수화기를 던지는 데서 끝났지, 그것마저 없었다면 일자리조차 잃으실까 노심초사하시는 그 마음에 아마 뒤로 넘어가셨을 것이다.
 
  그런데 어머니는 알고 계실까? 어머니의 기대에 발등을 찍던 그 도끼를 더욱 시퍼렇게 갈아주고 있는 사람이 당신이 그토록 지지하던 이명박 정부의 '사람들' 이라는 것을.
 
  4월 9일이 총선이다. 총선 전에 아직 채 아물지 않은 어머니의 손을 붙잡고 영화 '식코' 를 보러 가야겠다. 그리고 알려 드려야겠다. "어머니 이 영화에 주인공인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가요, 언젠가 이명박 대통령으로 바뀔지도 몰라요. 그러니 이번 총선에서는 진보정당을 지지하세요. 이 아들의 부탁입니다" 하고.
 

                                                                                                최규진 /의사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60080406144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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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서로에게 괴물은 되지 말자"  
 [함께 봐요! '식코' ④] 을지의대 김명희 교수 


앞선 필자들의 '식코' 감상문들을 통해 독자들은 미국 보건의료 체계의 문제점을 충분히 이해하셨을 것이다. 오늘은 좀 다른 각도에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물론 돈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와 그 가족들의 모습이 안타까운 것이야 말할 나위없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한 체계 안에서 서로에게 가해자가 되고 있는 선한 사람들의 모습이다.
 
  보험회사의 이윤을 위해 환자의 청구를 부당하게 기각했노라고 고백하는 의사의 얼굴에 드러난 자괴감, 병원비 걱정을 덜었다는 생각에 좋아라하는 환자 가족에게 보험 지급 거절이라는 청천벽력의 메시지를 전해야 했던 전화 상담원의 눈물, 약관 위반을 찾기 위해 저승사자처럼 환자들을 쫓아다니던 자신의 과거를 혐오하는 추심인의 냉소, 세계 최고 부자 나라에서 돈 때문에 환자를 내다버리고는 어쩔 수 없노라고 변명하는 병원 경영진의 피곤한 표정….
  

▲미국 의료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식코>. ⓒ프레시안


  한편, 1990년대의 대대적인 인수합병 전쟁 후 본격적인 '영리 산업'이 되어버린 보건의료 체계 속에서 고뇌하는 의사의 모습은 <닥터 솔로몬(Solomon)의 딜레마>(미국 PBS, 2000년)에 잘 그려져 있다.
 
  보스턴의 토박이 솔로몬은 나비넥타이와 깨끗한 흰 가운의 전형적인 의사 '선생님'이다. 환자들의 평판도 좋아 지역 100대 명의(名醫) 목록에도 빠지지 않는 그였지만, '케어그룹(CareGroup)'에 속하고 나서 곤혹스러운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부인과 암이 발견되어 상급 병원으로 의뢰가 필요했던 그의 환자는 '케어그룹'에 속하지 않은 병원으로 가고 싶어 했다. 안 될 일이다. 보험회사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 병원은 안 된다고 솔로몬이 이야기하자, 환자는 정색을 하며 물었다. "그래서, 지금 돈 때문에 저를 그리로 보낼 수 없다는 거죠?" 솔로몬은 "네, 그래요"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고, 14년 된 단골 환자와의 관계는 이렇게 끝나버렸다. 또 다른 의사, 케어그룹의 진료부장인 닥터 사알(Saal)은 동료 의사들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처음에는 의사가 직접 경영진이 되니 든든하다고 좋아하던 동료 의사들이, 이제는 자기를 예전의 보험회사 직원 보듯이 하며 "도대체 그 일을 왜 하고 있냐?"며 비아냥댄다는 것이다.
 
  이들 중 어느 누구도, 아픈 이들과 그들 가족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주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돈만 밝히던 보험회사의 행태를 스스로 반복하고 싶은 의사도 없었을 것이다. 이들이 캐나다 혹은 쿠바 사람들에 비해 원래 '못된' 사람들도 아닐 것이다. 누군가의 착한 아들딸이고 존경받는 부모이며 따뜻한 이웃이자 동료인 이들이 왜 나쁜 사람이 되어야 하나? 그저 자신의 맡은 일을 성실히 수행했을 뿐인데….
 
  자, 이제 오늘 한국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자신에게 물어볼 차례다.
 
  내 옆 침대에 누워있던 이웃 환자가 어느 날 병원비 때문에 강제로 쫓겨나는 모습을 보아도 아무렇지도 않을 자신이 있는가? 눈물로 애원하는 환자 가족들에게, 약관이 그러니 나도 어쩔 수 없다며 매몰차게 전화를 끊어버릴 자신이 있는가? 단골 환자의 눈을 마주하면서, 계약 조건 때문에 다른 병원으로 가면 안 된다고 설득할 자신이 있는가? 내 일을 자랑스러워하면서 동료 의사에게 돈! 돈! 돈! 채근할 자신이 있는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과는 관계없는 것처럼 보이는 제도나 체계가, 바로 그 평범한 이들을 괴물로 혹은 천사로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그러한 제도나 체계를 선택하고 만드는 것은 결국 우리들이다.
 
  미국 사회를 엿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서로에게 괴물은 되지 말자. 미래의 어느 날, 인간이었던 스스로의 과거를 돌아보며 괴로워하는 그런 괴물은 되지 말자. 무엇을 위해 우리가 그렇게 변해야 하는가?

                                                                                            김명희/을지의대 교수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60080407135810






마이클무어와의 Q&A

Q:
이번엔 의료보험제도에 대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모두들 이미 미국의 제도가 형편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나요?
A: 처음 시작할 때 동료들에게 내가 말했던 것 중 하나가 영화에서 관객에게 의료보험제도가 얼마나 나쁜지에 대해 말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관객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아마 부시가 형편없는 대통령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영화를 지금 만드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Q: 당신 웹사이트의 독자들에게 의료보험과 관련한 자신의 끔찍한 경험들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는데 그 중 영화의 이야기에 반영된 것이 있습니까?
A: 있습니다. 그것은 환자들이 의료보험제도로부터 필요한 비용을 지원받기 위해 보험료를 지불했음에도, 지원을 받기 어렵게 만들려고 존재하는 관료 체계에 대한 당혹감이었습니다. 사실이 아닌 통념 중의 하나는 민간기업은 형식주의가 덜하고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민영화가 바람직한 길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그 반대이며 의료보험은 더욱 그렇습니다. 의료보험 회사들은 예산 중 최대 25% 이상을 서류작업, 행정 비용, 형식주의에 지출하는데 반해 정부의 의료 보험 제도인 MEDICARE와 MEDICAID는 단지 약 3%정도를 행정 비용으로 지출합니다.

Q: 미국 정부, 거대 제약 회사 아니면 다른 누군가 중 의료보험 사태에 대해서 비난 받아야 할 당사자는 누구입니까?
A: 제도 그 자체입니다. 미국의 의료보험제도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이윤과 탐욕에 근본을 두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건강에 관한 문제에는 이윤이 개입되어서는 안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교육제도는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화성인 취급을 당할 것입니다. 아무도 도시상수도 사업이 이윤을 내야 한다고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 없이 살 수는 없죠. 의료보험도 마찬가지이고 다른 나라에서는 그렇게 받아들여집니다.

Q: <식코>를 만들면서 느낀 미국 의료보험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3가지 가장 중요한 것들은 무엇입니까?
A: 민간 의료보험회사들을 없애야 합니다. 이 회사들은 보험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이 필요한 조치를 받을 수 있게 하는데 가장 크고 유일한 장애물입니다. 제약회사들도 CONED와 같이 높은 수준의 규제를 받아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의약품을 필요로 하는데 제약회사들이 가격을 올려 살기 위해 필요한 약을 살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범죄입니다. 끝으로 바로 우리들입니다. 의료보험은 민간 기업이 아니라 소방서나 경찰서처럼 사람들의 손에 맡겨져야 합니다. 우리 모두 이런 문제들을 더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하고 우리를 개인이 아닌 더 큰 그룹의 일원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Q: 예전 영화들과 다르게 SICKO는 해외 촬영이 많습니다. 해외 로케이션에서 배운 점은 무엇입니까?
A: 괄목할 만하고 고무적이면서도 우울한 경험이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발견한 것들에 대해 계속 놀랐습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돌아서면 늘 새로운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우울했던 이유는,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지구 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에서 왔다고 생각해왔는데 정작, 우리나라에는 무료의료보험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해외 촬영은 집 밖으로 나오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약 80%의 미국인들은 여권이 없고, 따라서 우리 국민 대부분은 세상과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지 못합니다. 무관심은 절대 바람직한 것이 아닙니다. 모든 정보 없이는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우리 일상 생활에서뿐 아니라 정치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Q: 정치학자들, 특수이해단체, 대기업들은 종종 당신의 영화를 공격해왔습니다. <식코>의 경우, 누가 공격할 것 같습니까?
A: 사람들의 불행과 질병들로부터 이익을 얻는 단체들은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식코>는 내 영화 사상 가장 넓은 층의 관객을 가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Q: 당신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이미지로 보여지는 것이 불편합니까?
A: 내가 논쟁거리가 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내가 무엇을 했습니까? 나는 GM이 공장을 철수하는 바람에 고통 받는 우리 고향 사람들에 대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나는 많은 아이들이 콜럼바인고교에서 살해되었기 때문에 영화를 만들었고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나는 예전부터 이런 이유들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나는 아카데미 시상식 단상에서 미국인들에게 우리는 대량살상무기에 관해 속았다고 생각나는 데로 말했고 야유를 받았습니다. 요즘 나는 길에서 나를 붙잡고 사과하는 공화당원들을 많이 만납니다. 그들은 이제 내가 ‘임금님은 벌거벗었다’고 경고하려 한 것을 이해합니다. 현재 나는 다수의 한가운데 당당히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