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평작가/ 이용호 화백
야구선수 홍성흔을 닮은 것 같다고 하자 대뜸 두 손으로 내린 머리를 올린다. “홍성흔보다는 농구선수 문경은이죠. 하하” 정말 그랬다. 타 무술과는 달리 절권도 입문연령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제일 어린 수련생이 10대 후반이다. 어린 학생들은 도장에 들어올 수 없다. 절권도가 가진 특성상 이해와 사고의 폭이 넓어야 한다. 또 다른 점은 단체 수련이 없다는 것이다. 100% 교련 (사범)과의 1대1 교육 방식이다. 또한 도장엔 송판 또는 샌드백이 없다. 실전 격투무술 이기 때문에 실제 사람을 상대로 한 수련이다. 그래서일까? 이전에 여러 무술을 경험했던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무술이 바로 절권도라고 한다. “6년의 도장 생활 동안 궁극적인 무술의 목표를 찾기 위해 찾아 온 분들을 비롯해 여러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저에게 절권도는 수련뿐만이 아닌 그 사람들과의 솔직한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어준 소중한 수단이기도 합니다.” 절권도 수련항목에는 ‘거리의 심리학’이란 게 있다.
쉽게 말해 두 사람의 거리를 통해 둘의 사이 또는 관계를 짐작하는 수련형태다. 이는 곧 대련 시 공격시점과 직결된다고.“처음 만나서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죠. 마음의 거리, 또한 몸의 거리죠. 그리고 안면을 익히고 악수를 하게 되는 거리. 그 거리가 바로 공격의 적기예요. 기술이 가장 잘 들어갈 수 있는 거리죠. 입식격투와 그라운드격투의 중간 단계의 무술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인간관계도 그렇잖아요? 사람들 사이에 중간인 또는 경계인으로 산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죠. 아예 남남이든지 친해지든지… 곧 절권도의 철학이기도 하죠.“ 그의 메신저 대화명은 ‘이 세상에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다만 사귀지 못했을 뿐이다’라고. 절권도의 철학과 목적은 이미 그의 생활에 체화되어 있었다.
▲ 스포츠조선 편집국 야구부 노경열 기자의 절권도 시범.
“블로그에 ‘모든 무술은 같다’라고 적혀 있던데 어떤 의미인가요?”
“무술이란 원래 몸이 약한 사람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고안되고 발전해 온 겁니다. 더불어 사람은
머리와 몸통이 하나. 팔, 다리가 두 개씩이죠. 이것이 한계일 수 있다는 거죠. 다만 기술이 다를 뿐
목표와 철학은 같다 라는 겁니다. 저의 무술 동영상을 보고는 ‘칼리와 비슷하다’ ‘영춘과 닮았다’ 라는 댓글들이 있거든요.
이렇듯 다르지만 비슷한 면들을 찾을 수 있는 겁니다.” 이소룡의 직계제자인 진융 승과의 만남은 잊을 수 없다고. “제 사부의 사부예요. 당시 65세였던 걸로 기억해요. 스피드와 힘에 엄청 놀랐죠. 대단하신 분이예요. 1주일간 저의 개인 훈련을 전담 해 주셨죠. 미트 치는 손만 움직이고 모든 신체는 움직이지 말아야 하는 훈련이었어요. 혼신의 힘을 다해 미트를 쳤더니, 결국 ‘너, 합격!’하시더군요.” 그가 생각하는 거리싸움에서의 승리요건은 경찰이 오기 전에 상황종료 후 ‘ 튀는’거다.
경찰에 잡히지 않는 게 관건이라고. 스포츠신문 기자로서 격투기 선수에 대한 평가도 언급했다. “추성훈 선수는 존경할 만한 선수죠. 경기를 할수록 진화되고 있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거든요. 김영현 선수 역시 자질이 있다고 봅니다. 선수가 스텝을 고쳐나가는 게 정말 힘든 건데 조금씩 발전되는 모습에 좋은 평가를 해주고 싶죠. 하지만 ‘뿅망치 주먹’ 최홍만은 보다 더 매서운 훈련을 해야 할 것 같네요.” 인터뷰 말미에 그가 신신당부를 한다. “마감하실 때 제발 노란 체육복에 쌍절곤은 그리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이소룡, 절권도 하면 모두들에게 그 이미지로 획일화 되어 있잖아요. 그건 아니거든요. 무한한 매력이 많은 무술이예요. 이소룡 그 분의 삶도 그랬구요.” 블로그(http://scblog.chosun.com/blog.log.view.screen?blogId =99&logId=22472)에 접속하면 수련 동영상을 통해 직접 ‘브루스 노’의 살기어린 눈매를 경험할 수 있다. 파워와 포스가 엄청나다. 절권도에 대한 친절한 해설은 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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