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러시아의 양심으로 불리는 옛 소련의 반체제 작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이 타계했습니다.
수용소 실상을 고발한 작품으로 1970년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했지만, 이후 반체제 인사로 몰려 20년 동안 망명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김응건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솔제니친이 향년 89세를 일기로 고난과 영광으로 점철된 일생을 마감했습니다.
사망 원인은 심장 마비, 솔제니친은 최근 몇달 동안 심장 발작 후유증과 고혈압 등으로 대외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솔제니친은 지난 1962년 데뷔작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로 전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자신의 수용소 생활을 바탕으로 스탈린시대 강제노동수용소의 실태를 간결하고 진솔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당국의 탄압 속에 '제1원'과 '암병동' 등 주요 작품들을 서방세계에 잇따라 내놓으면서 1970년에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973년 출간된 그의 대표작 '수용소 군도'로 반역죄로 몰려 사형선고를 받은 뒤 망명길로 올랐으며, 20년이 지난 1994년에야 다시 고국의 품에 안길 수 있었습니다.
[녹취:알렉산드르 솔제니친, 1994년 러시아 의회 연설]
"대통령과 야당에게서 같은 이야기를 듣는데 그건 범죄와의 전쟁입니다."
(We hear the same thing from both the President and from the so called intractable opposition - it's all about the battle with crime, the battle with crime.)
솔제니친은 조국에 돌아온 이후에도 물질주의 등을 비판하며 전통적인 도덕과 가치로 돌아갈 것을 촉구해왔습니다.
특히 러시아 재건을 내세우던 푸틴 전 대통령에게 충고를 아끼지 않았고, 푸틴도 지난해 그의 집을 직접 방문해 러시아 최고 명예의 국가공로상을 수여했습니다.
솔제니친은 그러나 오는 2010년 발간될 예정인 그의 전집과 사랑하는 조국을 뒤로 하고 영원히 눈을 감았습니다.
YTN 김응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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