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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옥희, 靑-韓-노인회에 각각 10억씩" 발언 파문 - CBS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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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옥희, 靑-韓-노인회에 각각 10억씩" 발언 파문

기사입력 2008-08-05 06:03 |최종수정2008-08-05 09:34 기사원문보기
공범 김태환 측 단독인터뷰 "김 씨 위해 뒤집어 쓰려 했다"

[CBS사회부 심훈 기자] 영부인의 사촌언니 김옥희 씨가 "공천 명목으로 수수한 30억 원을 각각 청와대, 한나라당, 대한노인회에 10억 원씩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는 공범의 진술이 나왔다.

또 핵심 당사자인 김옥희, 김종원, 김태환씨 등 세 김 씨가 이번 사건을 사기사건으로 축소시키기 위해 공범 김태환 씨가 주도한 것처럼 진술하도록 사전 모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옥희 “청와대, 한나라, 노인회에 각각 10억씩”

공천 명목 거액 금품수수 사건과 관련,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 씨와 함께 구속된 브로커 김태환 씨가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사건의 전모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김태환 씨(구속)의 변호를 맡은 홍지욱 변호사는 4일 CBS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김태환 씨의 말을 전했다.김태환 씨는 “김옥희 씨가 공천 명목으로 받은 30억 원의 용도에 대해 청와대, 한나라당, 노인회에 각각 10억씩 들어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돈이 잠시나마 실제로 전달됐는 지, 혹은 공천 확정에 대비해 지급 약정 상태였는지, 아니면 김 씨의 허위과장 발언이었는지는 검찰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하겠지만, 구체적인 사용처가 거론됐다는 점에서 공천로비 의혹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앞서 검찰은 김 씨가 30여억 원을 받은 정황과 관련, 특별당비 목적으로 3차례에 걸쳐 돈을 요구한 뒤 받았다고만 밝힌 바 있다.

김태환 씨측 홍 변호사는 또 “김옥희 씨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한나라당 최고위 인사의 이름을 언급하고 다녔다”며 “특히 '오늘은 누구를 만났다', '누구에게 돈이 들어갔다'는 식으로 말을 했다”고 전했다.

김종원, 김옥희 등 축소모의 뒤 김태환 자수…"내가 뒤집어 썼다"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김옥희 씨 등에 대한 검거에 나선 뒤, 돈을 건넨 김종원 이사장과 돈을 받은 김옥희, 김태환 씨 세 김씨는 한 자리에 모여 사건축소를 모의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김태환 씨에 따르면, 금품을 주고 받은 세 명은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검과 지척에 있는 서초동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 모여서 대책을 논의했다.

이 때 김종원 이사장이 “김태환이 책임진다는 각서를 쓰면, 아직 돌려받지 못한 5억 원을 갚지 않아도 합의서를 써 주겠다”고 제안했다는 것.

또 “김태환 씨가 김옥희 씨를 이용한 사기사건으로 몰고 가야 하고, 김종원의 합의서를 가지고 자수하면 절대 구속되지 않는다”며 검찰에 붙잡히기 전부터 ‘단순사기’로 사건을 축소하기로 모의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전 모의에 따라 김태환 씨는 지난달 29일 김종원 씨가 써준 합의서를 들고 검찰에 먼저 연락해 자수했다.

김 씨는 검찰 초기 진술에서 “김옥희 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무 것도 모르고 자신이 범행을 실행했다”고 주장했으나, 어떤 이유에선지 그 뒤에는 “사실은 자신은 김옥희 씨의 심부름만 했을 뿐 김 씨가 받은 돈을 어디에 사용했고, 누구에게 공천을 부탁했는 지 등을 일체 알지 못한 채 김옥희 씨를 보호하기 위해 뒤집어 쓰려 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검찰 관계자도 김태환 씨의 자수 주장과 관련해 “사실상 자수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김 씨의 진술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검찰은 앞서 김옥희 씨와 김태환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당시에도, 이들이 말맞추기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심을 가졌었다.

김태환 씨가 갑자기 자수를 해서 “모든 범행을 내가 했다”고 진술하고, 다음 날 붙잡힌 김옥희 씨도 “김태환이 시키는 대로만 했다”고 짜 맞춘 듯한 진술을 한 점과 김태환 씨가 김종원의 합의서를 들고 나타난 점 등이 수상하다는 취지였다.

김태환 씨측은 이번 사건의 성격과 관련해 “김옥희 씨 입장에서는 적은 돈을 써서 공천을 성사시킨 뒤, 나머지 금액을 챙기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 확대 불가피…공천로비의 실체, 축소 조작 의혹 밝혀야

김옥희 씨가 30억 원의 구체적 용처와 관련, 한나라당과 청와대 등을 거론하는 등 사실상 ‘전방위 로비’를 언급한 사실과 사건 축소 모의가 드러남에 따라 검찰 수사의 확대는 불가피하게 됐다.

당초 검찰은 김옥희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공천을 해줄 의사도, 능력도 없었다”며 이번 사건의 성격을 좁게 보았으나, 김종원 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의 공천을 성사시키기 위해 대한노인회를 수차례 찾아가 한나라당 비례 추천장을 받아내는 등 김 씨가 공천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김 씨가 정치권 인사나 대통령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공천로비를 벌였는지, 이 과정에서 금품을 제공했거나 약속했는지가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공직선거법을 적용할 지도 주목된다.

또 국회의원 공천을 얻을 목적으로 30억 원이라는 거액을 제공한 뒤 사건축소 모의에도 적극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김종원 이사장에 대한 사법처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 대한 축소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자, 임채진 검찰총장의 특별지시로 수사검사의 인력을 5명으로 대폭 확대하는 등 수사팀을 보강했다.

simhu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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